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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에서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것

시스템반도체실 시스템 SoC팀

정희성 책임연구원

2026-06-30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반도체사업담당 시스템반도체실 시스템 SoC팀에서 근무하는 정희성 책임연구원이라고 합니다. 저희 팀은 차량 제어의 두뇌 역할을 하는 SoC(System-on-Chip)를 설계하는 조직입니다. 자동차 안에서 다양한 제어기와 기능들이 안정적으로 연결되고 동작할 수 있도록 그 중심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제어하는 반도체를 만드는 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 조직은 크게 HW와 SW 파트로 나뉘는데요, HW 파트에서는 디지털 설계, 아날로그/디지털 Mixed 설계, 기능 블록 아키텍처 정의 및 RTL 설계를 담당하고, SW 파트에서는 BSP(Board Support Package), 디바이스 드라이버, 초기 구동 및 검증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합니다. 즉, 단순히 칩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동작까지 고려한 기반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준비하는 조직입니다. 또한 일부 차량 특화 기능은 외부 IP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팀에서 직접 사양을 정의하고 자체 설계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 안에서도 차량 내 통신 기능 설계와 SoC 내부 연동 구조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네트워크 Top 설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구조를 접하면 단순히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렇게 동작하는지 끝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반도체 설계는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성향이 자연스럽게 업무 방식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전체 흐름은 결국 하나의 목표로 이어집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칩을 만드는 것’입니다. “

Q

SoC팀의 하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저희 팀은 SoC 개발 과정 중에서도 Front-end 설계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합니다. Front-end 단계에서는 아키텍처 정의부터 RTL 설계, 검증, 합성, 타이밍 분석까지 칩의 논리적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업무는 보통 전날 수행한 시뮬레이션과 검증 결과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후 설계 수정이나 신규 기능 RTL 구현을 진행하고, 블록 간 인터페이스를 점검하며, 리뷰 미팅을 통해 이슈를 공유한 후 검증 환경을 업데이트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SoC에는 CPU, 메모리 인터페이스, 통신 블록, 보안 기능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기 때문에 각자 담당 블록을 나누어 개발합니다. 다만 모든 블록이 하나의 칩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인터페이스 정의나 예외 처리 방식 등을 지속적으로 맞춰가는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검증(Verification)은 전체 개발 기간의 60~7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단계입니다. 단순히 기능이 동작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확률이 낮은 코너 케이스나 예외 상황까지 포함해 어떤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를 검증합니다.

합성(Synthesis)은 RTL 코드로 작성된 논리 설계를 실제 반도체 구현이 가능한 게이트 수준 회로(netlist)로 변환하는 과정이며, 타이밍 분석(Timing Analysis)은 신호가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하게 전달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이 두 과정은 칩의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완료되면 Back-end를 담당하는 디자인하우스에 최종 컨펌을 하고, Tape-out을 통해 설계 데이터를 실제 제조를 위한 파운드리(Foundry)에 전달하고, 이후 실제 칩이 생산되면 패키징을 거쳐 실리콘 검증(Silicon Bring-up / Evaluation)을 통해 설계가 실제 환경에서도 의도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전체 흐름은 결국 하나의 목표로 이어집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칩을 만드는 것’입니다.


Q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업무를 맡으셨나요?

입사 초기에는 차량용 네트워크 SoC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제어기 간 통신을 위한 기능을 정의하고 설계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량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반도체 기능으로 해석하고 구체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단순히 설계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실제 차량에서 필요한 기능이 어떻게 반도체로 구현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초기에는 개별 기능 블록이나 인터페이스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상위 구조와 전체 연동을 보는 역할로 확장되었습니다. 팀의 네트워크 설계 역량이 축적되면서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으로 SoC를 개발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그 과정에서 저 역시 단일 블록 설계를 넘어 SoC 내부 sub-top 수준의 설계와 통합 관점의 검토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SoC 내부에서 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Top 설계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에 특화된 일부 기능 블록의 자체 설계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하나의 기능을 설계하는 관점에서 전체 품질과 구조를 고민하는 관점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이 경험을 ‘대기업 안에서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

Q

현대모비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느덧 입사한 지도 6년 차가 되었는데요, 현대모비스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체계적인 조직 안에서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어가는 도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반도체 설계는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에서 수행하는 업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는 회사입니다. 그 안에서 차량에 최적화된 SoC를 직접 설계한다는 점이 오히려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단순한 칩 개발을 넘어 완성차 관점의 문제로 반도체를 해결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저는 이 경험을 ‘대기업 안에서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정해진 틀 안에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을 정의하고 새로운 구조를 제안하면서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반도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기능 구현을 넘어 기능안전, 신뢰성, 장기 공급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깊이 있는 도전이라고 느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자동차 회사를 넘어, 로보틱스와 미래 모빌리티까지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차량뿐 아니라 다양한 이동체와 구동 시스템을 위한 전자/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흐름을 보면, 5년 뒤에는 저희 팀이 지금의 차량용 SoC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로봇 구동용 제어기나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에 필요한 SoC까지 설계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SoC보다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서, 꼼꼼함과 책임감은 물론 변화하는 사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태도까지 함께 필요합니다.

먼저 하드 스킬 측면으로는 디지털 회로와 컴퓨터구조에 대한 기본 이해, RTL 설계 능력, 시뮬레이션/검증 경험, 합성과 타이밍에 대한 개념 이해, 그리고 버스/프로토콜/인터페이스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차량용 SoC는 단일 기능을 구현하는 칩이 아니라 여러 블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본인이 맡은 블록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데이터 흐름과 제어 흐름을 함께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SoC 개발은 혼자 잘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각자 맡은 기능이 정확히 연결되어야 하나의 칩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소통 능력, 문서화 습관, 리뷰를 통한 협업 태도와 같은 소프트 스킬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상대방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인터페이스 오류가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설계 의도와 전제 조건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서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을 즐기는 분,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분, 시스템의 전체 구조를 이해하려는 호기심이 있는 분, 팀 단위로 함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는 분이라면 이 직무에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Q

직무 준비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대학에서 수강했던 디지털 반도체 설계, 컴퓨터 구조, 논리회로 수업 등이 지금 업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RTL 설계나 상태머신(FSM), 버스 구조, 인터페이스 개념 같은 것들은 현업에서 훨씬 복잡한 형태로 확장되지만, 기본 원리는 결국 학교에서 배운 내용 위에서 발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FPGA 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로직을 구현해본 경험이 의미 있었습니다. 이론으로만 배우는 것과 달리, 내가 작성한 설계가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확인하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이 문제 해결 능력과 디버깅 감각을 키워주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학에서는 현업 수준의 장비를 다루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카이스트 IDEC(반도체설계교육센터)나 ETRI와 같은 기관에서 제공하는 설계 및 검증 교육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설계 툴을 활용해보는 경험은 취업 준비 단계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업무 외적으로는 제 취미인 스킨스쿠버가 의외로 연관성이 많습니다. 작은 실수 하나가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꼼꼼하게 장비와 절차를 체크해야 하는 점이 특히 그렇죠.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 다시 말해 시야의 제한이나 수압, 조류의 변화와 같은 상황에서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하는 태도가 지금의 업무에 자연스럽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담당하고 계신 차량용 네트워크 SoC 개발 프로젝트를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주세요.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정해진 사양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통신 기술과 표준을 지속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차량 구조와 비용,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신 기술 흐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설계에 반영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유럽 중심의 표준화 논의나 기술 동향을 꾸준히 추적하면서, 앞으로 필요한 기능을 판단하고 설계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도 관련 학회나 기술 논의 흐름을 꾸준히 확인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표준이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검토하고 앞으로 개발할 SoC에 어떤 기능이 필요할지 계속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된 이후에도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구조가 바뀌는 경우가 생기는데, 당연히 쉽지는 않습니다. 일정과 품질을 동시에 맞춰야 하다 보니 팀원들 모두 고생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런 어려움 속에서 “우리가 지금 만드는 칩이 미래 차량 아키텍처에 실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실감이 들기 때문에 매력적인 업무입니다. 단순히 기존 기능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통신 기술을 반영하고 스스로 해석해 설계로 연결해 나가는 경험이어서 개인적으로도, 팀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Q

팀의 협업 방식이나 분위기는 어떤가요?

저희 팀은 각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나의 SoC를 함께 완성하는 조직입니다. 각자가 맡은 영역에서는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결과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협업 중심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팀의 모토는 바로 ‘솔직함’입니다. 모르는 부분은 솔직하게 질문하고, 아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SoC 개발은 작은 인터페이스 차이도 전체 동작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 일’과 ‘남의 일’을 나누기보다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혼자 완벽하게 해내는 것보다, 함께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는 분이 잘 맞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원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차량용 SoC 설계는 분명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설계뿐만 아니라 검증, 리뷰, 문서화까지 긴 호흡이 필요하고, 작은 요소 하나가 전체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책임감이 요구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설계한 기능이 실제 칩에 구현되고 그 칩이 실제 시스템을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을 즐기고, 복잡한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며, 내가 만든 결과물이 실제 제품에 적용되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꼭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

‘차량의 두뇌를 직접 설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이곳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성장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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